오늘은 그냥 별 못 보는 날이겠지..
평창 숙소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엔 비는 그쳤지만 잿빛 구름이 짙게 깔려 있었다.
“오늘은 별보기는 글렀네…”라는 나의 한숨에,
빅맘은 그냥 커피라도 마시고 오자며 고고~!!
벨라는 그 와중에 “아빠,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별이 구름 뚫고 나올 수도 있지~”라며 반짝이는 눈을 한다.
이래서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늘 ‘변수’다.
기상청 예보보다, 아이의 낙관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



하늘이 우리 편이 되어준 순간
안반데기에 도착했을 땐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짙은 구름 사이로 붉은 햇살이 슬며시 스며들며,
산등성이 배추밭에 금빛을 얹는다.



“이게 뭐야, 너무 예쁘잖아…”
빅맘이 핸드폰을 꺼내 연신 셔터를 누른다.
벨라는 “와, 구름이 구멍 났다!”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정말이었다.
하늘이 조금씩 걷히더니, 서쪽 끝에서 별 하나가 조심스레 얼굴을 내민다.
그때부터 우리의 별보기 ‘도전’은 다시 시작됐다.




고요한 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밤이 완전히 내려앉자, 우리는 안반데기 전망대 근처에 차를 세웠다.
주변엔 인적이 없고, 오직 풀벌레 소리만 귓가를 간질였다.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그곳은, 정말 ‘어둠 그 자체’였다.





벨라는 “아빠, 무서운데 멋있어!”라고 말하고,
빅맘은 “이런 데서 별 보면 진짜 영화 같겠다~”라며 담요를 덮었다.
차 문을 살짝 열자,
차가운 공기와 함께 별빛이 스며든다.
그 순간, 구름이 마법처럼 걷혔다.




별이 쏟아지는 안반데기의 밤
“아빠, 별이 막 쏟아져요!”
벨라의 말처럼, 하늘이 정말 쏟아지고 있었다.
도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별의 밀도.
하나 둘, 셋… 세다 보면 어느새 수십 개가 모여 은하처럼 흐른다.
비록 은하수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해 별들은 서로의 빛으로 길을 냈다.
멀리 배추밭 위로 은은한 별빛이 내려앉고,
바람은 살짝 서늘하게 얼굴을 스친다.
빅맘은 “이건… 그냥 별이 아니라 기분이야.”라고 말한다.
그 말이 오늘 밤의 정답이었다.


배추밭 위 별빛,
그리고 우리 셋의 추억
해발 1,100미터의 고지대,
끝없이 펼쳐진 배추밭 위로 별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 넓은 풍경 속에서
우리는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별보다 반짝이던 건,
그 순간의 우리 가족이었다.
안반데기 별보기 Tip & 운영정보
- 위치 :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로 428-11
(안반데기 일출전망대) - 추천 시간대
-해질녘(17:30~18:30): 노을과 구름 사이 배추밭 풍경
-밤 9시 이후: 별보기 최적, 구름 없는 날 필수 - 주차 : 전망대 입구 무료 주차장 이용 가능
(차량 이동 시 급경사 주의) - 꿀팁
-별보기 앱으로 은하수 방향 확인
-돗자리/담요 필수 (기온 차 큼)
-새벽엔 안개가 자주 끼니, 자정 이전이 관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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